야생의 걷기

Andy ClarkSupersizing the mind 1장 1절 요약

1.1. 야생의 걷기 (A Walk on the Wild Side)

혼다의 아시모(Asimo)는 현존하는 가장 진보한 인간형 로봇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성 측면을 따져보자면 인간에 비해 16배나 떨어진다. 효율성은 단위 무게의 물체를 단위 거리까지 옮기기 위해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을 기준으로 측정하는데, 인간은 0.2, 아시모는 3.2 라고 한다. 에너지 소모량이 기준이므로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수동적 보행자(passive walker)라고 불리는 다른 종류의 보행 인공물이 있다. 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걷기 적합하게 생긴 단순한 골격들로 이루어진 간단한 모형인데, 내리막에 올려놓고 살짝 밀어주면 중력으로 인해 걷게 되는 것이다. 수동적 보행자의 효율성은 인간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수동적 보행자에 최소한의 동력을 제공하면 대단히 효율적인 전동 보행 로봇이 만들어진다.

아시모 스타일과 수동적 보행자 스타일의 가장 큰 차이는 로봇의 운동 제어 시스템이 어디에 있고,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가에 있다.

아시모의 경우 복잡하게 설계된 제어 프로그램과 정교한 기계 장치가 보행의 각 단계에 세밀하게 관여한다. 반면 수동적 보행자의 경우 걷기에 적합하게 설계된 신체 구조 자체가 제어 프로그램의 역할을 대신하다(이를 형태적 계산 이라고 부른다.

이 사례를 일반화하면 How body shapes the way we think에서 말하는 생태적 균형의 원리가 도출된다. 전통적으로는 제어 시스템이 전담하는 역할을 제어 시스템, 감각 시스템, 몸의 형태, 운동 시스템, 몸을 이루는 물체의 재질, 해당 에이전트가 놓인 생태적 상황(환경) 등이 고르게 나누어 수행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저자는 생태적 균형의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 체화된 행위자(embodied, embedded agent)의 일반적 특징 중 하나로 보며, 이 특징을 사소하지 않은 인과적 확산이라고 부른다:

Nontrivial causal spread occurs whenever something we might have expected to be achieved by a certain well-demarcated system turns out to involve the exploitation of more far-flung factors and forces. (잘 구획된 특정 시스템에 의해 달성될 것으로 보였던 무언가가 사실은 훨씬 더 넓은 여러 요인과 영향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사소하지 않은 인과적 확산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인과적 확산은 진화 혹은 공학적 설계의 결과로 얻어질 수도 있고(진화는 일종의 설계 프로세스이다), 학습을 통해 달성될 수도 있으며, 혹은 이 둘의 조합으로 얻어질 수도 있다.

2024 © ak